정성이 깃든 예단
예단이란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보내는 비단을 말합니다. 옛날에는 비단이 귀했기 때문에 가장 귀한 비단을 신부가 시집가는 집안에 선물로 드려 예를 표했던 것. 전통적으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비단을 보내면 신부가 직접 시부모님의 옷을 손수 지어 선물로 보냈습니다. 이때 신부가 곱게 바느질한 한복이나 이불, 보료와 함께 반상기, 은수저 등을 신랑집에 함께 보내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신랑집에서는 신부집에서 보내온 한복이나 이불 등을 받으면 수고로움에 예를 갖춰 어느 정도 현금을 다시 신부에게 보냈다고. 이 풍습이 남아 지금도 현금 예단의 일정부분을 신부집에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현금/이불/반상기/은수저
예단을 준비할 때는 두 집안의 생활을 고루 살피고 어른들과 잘 상의해 결정하면 낭비도 막을 수 있습니다. 예단은 현물과 현금으로 구성되는데 요즘은 현금 예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현물이 취향에 맞지 않아 불쾌해하실지 신부집에서 알도리가 없기 때문에 시부모님이 좋아하는 것으로 준비해 드리고자 현금 예단을 드리는 것입니다. 현금 예단은 현금만 보내면 자칫 너무 정성이 없어 보일 수 있으므로 부모님용 이불 세트와 반상기, 은수저 세트를 함께 보내거나 이불만이라도 현금과 함께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모시 이불이나 노리개, 함, 머릿장, 보료, 모피 등 시부모님이 원하는 품목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현금·현물 모두 홀수로 구성
예단비의 경우 얼마를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전체 결혼 준비 예산의 10~20%를 예단비로 지출하는
것이 적당하며 이때 현금과 현물 모두 홀수로 구성합니다. 현금의 경우 3백만 원, 5백만 원, 7백만 원, 1천만 원 정도 선에서
결정됩니다.

시부모님과 충분히 상의하기
전통 혼례에서 예단의 범위는 신랑의 직계 사촌에서 팔촌까지이며 결혼식 때 폐백을 받는 친척들의 범위와도 일치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간소화되어 직계가족과 가까이 지내는 친척까지, 신부집 안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까지 준비하는 추세입니다.
시어머니와 충분히 상의해 예단을 하는 범위를 의논하고 10명을 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문점이 생긴다면 앞서 시집온 형님들의 사례를 참고합니다. 시부모님의 성향을 파악할 수있고 적절한 조언도 들을 수 있습니다.

예단 보내는날은 결혼식 올리기 한 달 반 전쯤에 정합니다. 신부측에서 날짜를 정하고 시댁과 상의해 시댁에서 원하는 시기에 맞춥니다. 예단 제작기간을 고려해 결혼식 한달 반전에는 미리 주문을 해야 하고 여유 있게 준비하려면 두 달 전에 계약을 해두면 됩니다. 두달 전에 예약하면 촉박하지 않게 신랑신부가 원하는 스타일과 디자인을 꼼꼼히 주문할 수 있습니다.

예단을 보낼 때 현금은 예단보에 정성껏 싸서 보내고 현물도 일일이 포장해 보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현금으로 예단을 보낼 때 흰 한지로 만든 속지와 봉투를 준비해 속지위에 예단의 품목과 금액, 일시, 보내는 사람을 쓰고 세 번 접어 그 안에 현금을 넣어 봉투에 담습니다. 봉투의 입구는 봉하지않으며 근봉이라고 쓰고 이것을 다시 청홍보자기에 예쁘게 싸도록 합니다. 예단을 보낼 때 보통 신랑신부가 둘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지만 현물 예단을 준비한 경우에는 남자 형제나 삼촌 또는 외삼촌 등 남자 혈육을 동반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댁 어른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앞으로의 결혼 생활에 대한 마음가짐을 글로 전하려면 예단편지를 적어봅시다. 자신의 마음을 글로 옮기기가 쉽지는 않지만 부모님께서는 흐뭇해하실 것입니다. 사실 예단편지는 식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붓으로 쓰면 좋지만 붓이 없을 때는 붓 펜으로 대신해도 좋습니다. 종이는 흰색 한지나 연한 파스텔 톤의 종이가 글씨를 쓰기에 좋습니다.